12. 재분배 정책에 대한 찬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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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학

12. 재분배 정책에 대한 찬반 의견

by 오스카 리 2022.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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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재분배를 위해 개입하는 것이 과연 정당성을 갖는 일인지, 또한 그것이 의도한 바대로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많은 사람이 재분배를 위한 정부의 개입을 거의 당연한 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에 반대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 절에서는 재분배정책에 대한 찬반 의견이 어떤 논리적 근거에 기초해 있는지를 주로 논의해 보려고 한다.

곧 보게 되겠지만, 재분배 정책에 대한 찬성과 반대의 논리 중 어느 한쪽이 절대적으로 우세하다고 단정을 내리기는 힘든 실정이다. 현대의 정부가 거의 예외 없이 여러 가지 재분배 정책을 채택하고 있는 현실을 들어 이에 찬성하는 측의 논리가 반대하는 측을 압도하고 있다는 증거로 삼기는 힘들다. 이와 같은 추세는 논리적 대결의 결과가 아니라 시대적 흐름과 정치적 현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아야 옳을 것이다.



반대의 논리

(1) 윤리적 관련

자유론자들은 재분배를 위한 정부의 개입이 개인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에서 반대하고 있다. 자유론자들의 관점에서 볼 때, 좋은 결과가 나쁜 수단을 정당화시켜 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들은 어떤 일의 옳고 그름이 정당한 절차를 거쳤느냐의 여부에 의해서만 판단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설사 재분배정책의 결과가 바람직하다 해도 그 과정에서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게 된다면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한다.

프리드먼은 이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현실에서 나타나는 불균등한 소득분배가 불가피한 것이며 어떤 면으로는 오히려 바람직하기까지 하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소득보다 여가를 더욱 선호하기 때문에 더 적게 일하기를 선택한 사람이 더 낮은 소득을 얻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냐고 묻는다. 반면에 남들보다 더 어렵고 불쾌한 일을 한 사람에게는 더욱 많은 소득을 주어야 마땅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2) 효율성에 대한 부정적 영향

재분배정책이 효율적 자원배분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들어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예를 들어 재분배 효과를 크게 만들기 위해 매우 급격한 누진성을 가진 조세제도를 도입한다면 사람들은 더 적게 일하고 더 적게 저축하는 반응을 보일 수 있다. 또한 빈곤층의 생계 보호를 위한 소득보조 프로그램이 가난한 사람들의 근로 의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재분배 정책으로 인한 효율성의 상실이 어느 정도로 일어나는지는 아직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3) 정치적 현실의 관점

재분배정책은 기본적으로 시장기구의 불완전성을 정치기구에 의해 교정해 보려는 노력의 성격을 갖고 있다. 그런데 현실의 정치기구가 과연 재분배 작업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느냐는 점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현실의 정치기구 역시 어느 정도의 불완전성을 갖고 있다. 여러 가지 집단의 이익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정치기구가 불편부당한 입장에서 공평한 재분배를 수행하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정치적인 측면에서 재분배를 위한 개입에 반대하는 또 하나의 논리는 재분배정책이 그 속성상 계층 간의 갈등을 조장함으로써 정치과정에 심각한 긴장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재분배라는 것이 어떤 사람으로부터 경제적 자원을 거두어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는 것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이 주장에도 일리가 있음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보면 오히려 이와 같은 개입이 없을 때 계층 간의 긴장과 갈등이 더욱 심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찬성의 논리

(1) 윤리적 관점

평등주의자들은 현실의 분배상태가 평등하지 못하면 당연히 이를 시정하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평등주의자뿐 아니라 공리주의자도 윤리적인 입장에서 재분배를 위한 개입을 지지하고 있다. 물론 공리주의자도 윤리적인 입장에서 재분배를 위한 개입을 지지하고 있다. 물론 공리주의 철학 그 자체가 부유한 계층으로부터 빈곤한 계층으로의 재분배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공리의 원칙은 단순히 사회적 후생의 총합이 극대화되는 분배의 상태를 요구할 뿐이며, 반드시 평등한 분배만을 바람직한 상태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공리주의자들이 일반적으로 설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분배를 통한 평등화는 사회 전체의 후생을 증진할 수 있다.



(2) 공공재로서의 공평한 분배

더로우는 재분배가 가져다주는 사회적 이득, 즉 범죄의 감소나 안정성의 증대 같은 것이 마치 공공재와 같은 성격을 갖는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이와 같은 혜택이 공공재의 두 가지 기본적 특성을 그대로 갖는다고 한다. 우선 그 혜택은 누구나 누릴 수 있어 배제불가능성의 특성을 가질 뿐 아니라, 어떤 사람이 그 혜택을 누린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얻는 혜택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경합성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재분배로부터 나오는 사회적 이득이 공공재의 성격을 갖고 있다면 정부가 재분배를 위해 개입해야 할 필요가 생긴다. 분배 문제와 관련해서도 무임승차자의 문제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부유한 사람들이 자신은 빈곤한 사람에게 소득을 나누어 주지 않고 남들에게 이 일을 떠맡기려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가 다른 공공재를 생산 및 공급하는 일을 맡아야 하듯 재분배를 해주는 일도 맡아야 한다는 결론이 저절로 뒤따르게 된다.



(3) 사회보험으로서의 재분배

재분배정책을 사회보험이란 관점에서 정당화하고자 하는 시도도 있다. 우리는 어떤 뜻하지 않은 일로 빈곤의 구렁텅이에 빠질 수 있는 가능성을 항상 안고 산다. 이 경우에 대비해 일종의 안전장치를 마련해 놓는 것이 사회적인 관점에서 볼 때 바람직하다고 말할 수 있다. 정부의 재분배 정책은 바로 이 안전장치에 해당하는 것이라는 논리를 들어 그 당위성을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4) 정치적 관점

정치적 관점에서 볼 때 재분배 정책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제시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사람이 부유하다는 것은 단순히 경제적 자원에 대한 통제력이 크다는 것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정치적 권력도 더 많이 획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부가 소수의 수중에 집중되어 있을 때 정치적 권력도 소수의 수중에 집중되는 결과를 낳기 쉽다. 이와 같은 부당한 권력의 집중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재분배 정책을 통해 부를 과감하게 분산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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