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최적조세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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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학

24. 최적조세이론

by 오스카 리 2022.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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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조세구조의 성격

최적조세구조란 사회 후생을 극대화할 수 있는 조세 구조를 뜻한다. 그러므로 효율성의 측면뿐 아니라 분배의 공평성이라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성격을 구비하고 있어야 한다. 효율성의 상실을 극소화하면서 공평한 분배까지 보장해 줄 수 있는 조세 구조가 존재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지만, 불행하게도 현실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효율성과 공평성의 측면에서 모두 바람직한 성격을 갖는 조세는 무척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현실에서는 결국 효율성과 공평성 사이의 적절한 타협이 이루어지는 선에서 최적조세구조를 찾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효율성과 공평성을 상대적으로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에 대한 객관적 기준은 존재하지 않으며, 각 사회는 나름대로 독자적인 가치판단에 기초해 양자 사이의 상대적 균형을 맞춰 나가야 한다. 공평성을 중시해 매우 누진적인 조세제도를 채택할 수 있지만, 효율성에 미치는 나쁜 영향을 우려해 누진성이 약한 조세제도를 채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최적조세구조의 문제에는 이렇게 출발점에서부터 가치판단이 개입되기 때문에 객관적인 해결책을 찾기가 어렵다.

그뿐만 아니라 효율성과 공평성 사이의 관계가 정확하게 어떤 것인지에 대한 지식의 부족도 문제가 된다. 예를 들어 양자 사이에 상충관계가 존재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가 되는지 알아야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할 텐데, 우리가 이 점에 대해 아는 바는 지극히 적다. 둘 사이의 관계는 사회제도, 경제 상황, 역사적 배경 등 여러 가지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일반적인 해답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 이렇게 지식의 부족까지 문제가 되기 때문에 최적조세구조를 찾는 일은 한층 더 어려워지는 것이다.

램지, 보아뙤 등으로부터 시작된 전통적 최적조세이론은 사실상 거의 전적으로 효율성의 관점에서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그들뿐 아니라 뒤를 이어 최적조세이론을 발전시킨 사람들의 상당수가 이런 경향을 보인다. 그들이 사용하는 최적이라는 표현이 실제로는 '가장 효율적 의미를 갖는 경우가 많다. 전통적인 최적조세이론은 일정한 크기의 조세수입 요구가 있을 때 최소한의 효율성 상실만을 가져오면서 이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효율성의 측면에만 관심을 갖는 경향이 한동안 계속되다가, 효율성만으로는 최적 조세가 될 수 없고 분배 상의 공평성도 감안해야 한다는 인식이 서서히 싹트게 되었다. 이에 따라 분배적 측면에서 감안한 최적조세이론이 등장하기 시작했으나, 그 수가 워낙 적고 문제의 본질상 뚜렷한 결론을 도출하기도 힘들어 효율성을 위주로 하는 최적조세이론이 아직도 지배적인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최적조세이론에 관한 연구를 보면, 대부분이 효율성의 관점에서 본 최적 조세를 찾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차선의 방책으로서의 최적 조세

한 경제에서 모든 효율성의 조건이 충족되어 있다면 효용가능경계 위의 한 점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효용가능경계는 그 경제에 주어진 생산자원으로 최대한 달성할 수 있는 두 사람의 효용 조합으로 이루어진 곡선을 뜻한다. 조세 부과의 결과 비효율성이 발생하게 되면 이 효용가능경계는 종전보다 더 안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반면에 조세 부과가 비효율성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효용가능경계는 종전의 상태에 그대로 머물러 있을 수 있다. 바로 이런 효율적 조세 구조를 파레토효율적 조세구조라고 부른다.

이론적으로 말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쳐 가장 바람직한 조세구조, 즉 최적조세구조를 찾을 수 있다. 첫째 단계에서는 우선 여러 가지 선택 가능한 조세구조 중에서 어떤 것들이 파레토효율적 조세 구조가 될 수 있는지 찾아내야 한다. 그다음 단계에서는 공평성의 기준을 적용해 이들 중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되는 조세 구조를 선택하게 된다. 즉 공평성이란 추가적 기준에 의해 파레토효율적 조세구조 사이에서의 순위를 정함으로써 가장 바람직한 조세 구조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설명한 것은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가능성일 뿐, 현실에서 이와 같은 선택이 가능하다는 말은 아니다. 현실 경제에서는 우선 파레토효율적인 조세구조 그 자체를 찾기 힘들다. 앞에서 여러 번 강조했지만, 어떤 조세가 제한된 환경에서는 중립 세가 될 수 있어도 좀 더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그렇게 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개별적 조세도 거의 예외 없이 효율성에 문제를 일으키는 터에, 전체 조세 구조가 파레토효율성을 갖기를 기대하기는 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 그렇기 떄문에 최선의 조세 구조를 찾아내는 일은 첫 단계에서부터 어려움에 부닥치게 된다.

전통적인 최적조세이론은 최선의 방책을 찾을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차선의 방책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시 말해 조세 부과가 효율성의 상실을 가져오게 되는 점을 인정하고, 가능하면 이를 최소화하는 조세 구조를 찾으려는 접근방법을 채택하는 것이다. 전형적인 최적조세이론은 효율성의 관점에서 볼 때 차선의 성격을 갖는 조세 구조를 찾고, 그 위에 다시 공평성의 관점을 추가하여 가능한 한 가장 바람직한 조세 구조를 찾는 방식으로 논의를 진행한다.
최적조세이론은 크게 보아 다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유형은 어떤 종류의 조세를 통해 조세수입을 얻는 것이 바람직한지의 관점에서 최적조세구조의 문제를 보는 이론이다. 예를 들어 직접세와 간접세 사이에서, 그리고 소득세와 자출세 사이에서 어떤 쪽이 더욱 바람직한지의 문제에 관심의 초점을 맞춘다. 둘째 유형으로는 구체적인 조세, 예컨대 물품세나 소득세를 놓고 이를 어떻게 운영하는 것이 최적인지를 논의하는 이론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많이 볼 수 있는 것은 최적 물품세에 관한 논의이며, 이에 비해 최적소득세에 관한 연구는 그 수가 상당히 적은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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